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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come
등산 이야기

계룡산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종주, 수통골 등산 코스

by []).push 2023. 12. 12.

 

 

 

 

계룡산은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 등산 코스가 여러 곳입니다. 그중 대전의 명소인 수통골에서 출발해 도덕봉과 금수봉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등반을 계획한다면 이 포스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고의 포인트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출발합니다.

 

수통골 주차장

 

10:20_수통골 주차장

 

일요일 산행이 힘든 건 토요일 음주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제(결혼기념일) 같이 정당한 핑계가 있는 날은 다음날 산행 따위 안중에도 없이 마시게 된다. 하지만 개나리가 피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날씨를 놓치기는 싫었다. 다음날 약간의 편두통이 있었지만 수통골을 찾았다.  

 

오전 시간인데도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다. 등산객뿐만 아니라 행락객들도 많이 찾는 장소라 주차전쟁은 피할 수가 없구나 싶었다. 주차장을 몇 바퀴 빙빙 도는데 마침 입구 쪽 좋은 자리에 차량 한 대가 빠진다. 편두통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계룡산 국립공원
계룡산국립공원

 

계룡산 자락이 맞긴 맞구나 싶었다. 대전에 살지만 수통골에 제대로 와 본 적이 없던 터라 계룡산국립공원 간판을 보니 묵직한 당당함이 느껴졌다. 화장실이나 그 외 시설도 상당히 관리가 잘 되어있었다. 다만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편의점이 없어서 먹거리를 준비하지 못했다. 준비해온 귤 2개, 에너지바 2개, 물 한 병을 갖고 출발한다.

 

 

 

 

수통골 등반지도

 

오늘의 등산 코스는 도덕봉에서 시작해 빈계산까지 8.5km 종주 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 그렇게 되면 수통폭포를 못 보게 되는데 가리울삼거리, 금수봉삼거리, 성북동삼거리에서 얼마든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날씨나 체력 상황을 봐서 움직이기로 했다. 

 

 

 

 

도덕봉 가는 길
도덕봉 가는 길

 

도덕봉 가는 1.5km는 계속 오르막이다. 바위와 잔돌이 많은 순탄치 않은 길이다. 초반에 힘을 좀 빼겠다는 도덕봉의 속셈인 것 같다. 중간에 숨을 돌리며 바라본 미세먼지 뷰, 날씨는 한없이 푸근한데 미세먼지가 너무 많은 날이었다.  땀이 비 오듯 한다. 겉옷 한 장을 벗고 산행을 이어간다.

 

 

 

 

 

도덕봉 이정표
도덕봉 이정표
도덕봉 오르는 계단

 

반 정도 올라왔을 때 도덕봉 800m 이정표가 보인다. 계속 오르막이라 힘들었는데 다시 만난 계단 지옥이라니 은선폭포로 향하던 585계단이 떠올랐다. 더구나 철제 계단 간격이 높아 오르기가 힘들었다. 

 

 

 

 

도덕봉 가는 길
도덕봉 가는 길에서
도덕봉 가는 길에서
부풀은 에너지바

 

계단의 끄트머리에 만난 중간 전망대 유성 쪽으로 시원한 뷰를 보여주는데 미세먼지가 못내 아쉽다. 12월에 느끼는 완연한 봄날이라 미들 레이어 한 장만 입고도 상당히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에너지바를 꺼내보니 빵빵하게 부풀어있다. 겨우 여기 올라왔다고 기압차가 이 정도인가 싶다. 주변 분에게 부탁해 사진 몇 장을 건졌다. 감사합니다. 

 

 

 

 

 

도덕봉 가는 길 전망대
도덕봉 가는 길 전망대

 

다시 도덕봉으로 향하는데 나보다는 연배가 있어 보이는 중년의 세 친구가 올라왔다. 사이좋게 고구마를 나눠 먹으며 구운 거냐? 삶은 거냐? 정겨운 대화가 오갔는데 역시 큰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산 아래를 가리키며 개발이나 호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도덕봉 가는 길 돌무더기
금수봉 이정표

 

보통 산에 가면 오가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 돌무더기를 만나게 된다. 나도 작은 돌 하나를 보태고 가족들의 건강을 염원했다. 아직 도덕봉에 도착도 안 했는데 이정표에서 도덕봉이 사라졌다. 바로 코앞이라는 얘기겠지  

 

 

 

 

도덕봉 표지석
도덕봉 표지석

 

12:00_도덕봉 도착

 

해발 535m 계룡산 도덕봉을 올랐다. 도덕봉은 지나가는 길목에 덩그러니 표지석 하나만 놓여있을 뿐 숨 한번 돌릴 벤치 하나 없었다. 아쉬웠다. 주변 또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시원한 조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마 나뭇잎이 무성한 여름엔 더 답답할 것 같았다. 인증샷 한 장 남기고 가리울삼거리로 향한다.

 

 

 

 

가리울삼거리 이정표

 

이미 정상에 올라왔으니 더는 오르막이 없을 것 같았다. 능선을 따라 800m 가리울삼거리로 향한다.

 

 

 

 

 

가리울 삼거리에서 자티고개 방향 이정표

 

12:20_가리울삼거리 도착

 

가리울삼거리까지는 평지이며 길 상태가 매우 좋다. 20분 만에 도착했다. 이어서 1.9km 자티 고개로 향한다. 가수 자이언티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 그런 걸까? 분명 누군가는  ..... !!

 

 

 

 

자티고개 가는 길
자티고개 가는 길
자티고개 가는 길
자티고개 가는 길 만난 소나무

 

가리울삼거리에서 자티 고개로 가는 길이 요번 산행의 백미였다. 멀리 천황봉부터 계룡산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절벽 끝에 매달린 소나무들은 애국가에 등장하는 주연배우 같았다. 큰 바위들로 경사가 가파른 곳이라 마땅히 자리할 곳은 없었지만 한동안 멈출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티고개 이정표
자티고개 쉼터
그레고리 배낭과 네이처하이크 스틱

 

13:20_자티고개도착

 

자티 고개는 제법 널찍한 공간에 벤치도 있다. 나뭇가지가 앙상하지만 여름엔 싱그러운 그늘이 어우러진 멋진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잠시 여장을 풀고 숨을 고른다. 남은 귤 두 개를 여기서 까먹었다. 양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다음 코스가 금수봉삼거리 인데 이정표에는 딱히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금수봉삼거리 이정표
금수봉 가는 길 돌계단

 

13:40_금수봉 삼거리 도착

 

어렵지 않게 금수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800m만 오르면 금수봉이다. 도덕봉에 이어 또다시 하나의 봉우리를 향한다. 약간을 걷다 돌계단을 만난다. "이제 또 시작인가 싶었다." 그래도 돌계단은 철재나 나무 계단보단 자연친화적이다. 그리고 간격이 불규칙해 훨씬 인간적이고 걷기가 편하다. 

 

 

 

 

 

계룡산 금수봉
금수봉에서 바라본 전경
금수봉에서 바라본 전경
금수봉에서 바라본 전경

 

14:10_금수봉 도착

 

돌계단 끝에 만난 금수봉 정자 .... ? 이미 금수봉에 대한 정보를 알고 왔기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룡산국립공원의 봉우리인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마땅히 표지석도 없었고 달랑 정자 하나뿐 주변 나무들로 조망도 힘들었다. 아마 울창한 여름에는 산 아래 조망이 더 힘들 것 같았다. 설마 했던 기대가 실망을 바뀌는 순간이었다.

 

인간은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더라도 현실의 기대감에 기대어 살아간다. 사진에선 약간 애매했던 소개팅 상대가 막상 만나면 전혀 다른 이미지일 거라는 기대감, 8강의 문턱에서 만난 상대가 브라질이지만 그래도 이길 거라는 기대감 이런 기대감이 있기에 인생이 즐거운 거겠지만 데이터가 말한 결과가 빗겨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수봉이 딱 그랬다. 

 

 

 

 

 

빈계산 이정표
빈계산 정망대

 

실망을 뒤로하고 이번 종주의 마지막 코스 빈계산 1.3km를 걷는다. 내려오는 길에 전망대를 만났다. 오히려 금수봉보다 전망이 탁 튀어있다. 승리의 V를 날리며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촬영에 도움을 준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빈계산 가는 길
성북동 삼거리 쉼터
성북동 삼거리 이정표

 

14:50_성북동 삼거리 도착

 

금수봉에서 빈계산까지는 절반 이상이 내리막이다. 하지만 내리막이라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슬슬 다리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왼 다리 무릎 위 안쪽 근육(검색해 보니 내측광근이었다.)이 뭉치는 게 느껴졌다. 지난번 관음봉에서 내려올 때 느꼈던 통증의 시작과 같았다.

 

또 철재 난간과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구간이 길었는데 낙엽으로 덮인 돌계단에 약간의 습기가 더해져 상당히 미끄러웠다.나 또한 한차례 미끄러질 뻔했는데 난간을 어찌나 세계 움켜잡았는지 몸통의 절반이 휙 돌면서 갈비뼈에 통증이 확 느껴졌다. 그 와중에도 주변에 본 사람 없음이 더 안심이 되는 건 무얼까?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갔다.

 

성북동 삼거리에 도착했다. 자티 고개보다 더 넓은 공간에 벤치도 여러 개 있었다. 불과 400m만 더 오르면 빈계산이었다. 하지만 금수봉의 실망감 때문일까 빈계산을 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하산해서 수통폭포를 보고 싶었다. 성북동 삼거리 이정표 옆 계단을 따라 수통폭포로 향했다. 

 

 

 

 

수통포포 가는 길
수통골 주차장 이정표

 

수통폭포로 가는 길 또한 습한 돌계단이었다. 한번 미끄러진 경험이 있던 터라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이번엔 오른쪽 종아리 쪽에도 신호가 왔다.  "제발 주차장까지만 버텨다오." 이 심정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수통폭포 가는 길

 

돌계단이 끝날 무렵부터는 그냥 돌밭 너덜 길이 시작된다. 발목대미지가 상당히 심한 길이었다. 거의 다 내려왔음에도 여지를 주지 않은 느낌이었다. 예전 구봉산 산행에서 거의 다 내려와서 발목이 돌아가 뼈가 부러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 걸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은 걷기와 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수통폭포
수통폭포
수통폭포

 

15:40_수통폭포 도착

 

수통폭포는 생각했던 그 모습은 아니었다. 아 ~ 저기서 물이 아래로 떨어지니 폭포라고 하는구나 거기다 수통골이다 보니 이름하여 수통폭포구나 싶은 정도였다. 하지만 국립공원답게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는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계룡산 국립공원
계룡산 국립공원 박물관
수통골 계룡산 국립공원

 

16:00_주차장 도착

 

드디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잘 정비된 아스팔트 길을 걷는데 너무 상쾌하고 편안했다. 올라갈 때는 미처 못 본 계룡산국립공원 박물관도 있었다. 희한한건 8km 산행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했음에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주차장은 여전히 많은 차들로 병목현상을 빚고 있었다. 

 

수통골에서 시작하는 계룡산 산행은 밀당의 귀재이다. 초반 도덕봉까지 1.5km의 오르막으로 진을 빼놓고 완만한 능선을 제공한다. 오만이 올라올 때 즈음엔 다시 오르막을 그리고 평지에서 겸손을 가르친다. 화려하지 않은 도덕봉의 무덤덤한 표지석이 있는가 하면 가리울삼거리에서 자티 고개 넘는 소나무 군락지의 가슴 벅찬 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행히 다리에 큰 무리 없이 무사히 귀가하였다. 한동안은 아내에게 수통골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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