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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come
독서

고질적인 불량을 해결하다

by []).push 2021. 5. 13.

 

 

고질적인 불량을 해결하다

 

 

“고질적인
고질적인 불량을 해결하다

 

 

위기에 봉착한 국내 한 LCD 제조업체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 경영진이 제조 공정 불량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술 컨설턴트들을 초빙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수율은 올라가지 않았고, 결국 모두가 두 손, 두 발을 들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내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 비록 그 분야의 전공자는 아니지만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사고력의 중요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제품 불량이 최종 출하 검사 단계에서 실시하는 철저한 필터링 시스템에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일명 '진행성 불량'으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중에 발생하여 뚜렷한 대안을 세우기 힘들었다.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실무진에게서 불량 증상과 그동안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받는 한편, 그들 나름대로 검토한 공정 파라미터에 대한 의견을 듣고 몰입에 들어갔다.

 

약 1주일간의 몰입 결과 실무진들이 의심하고 있는 공정 과정 외에 또 다른 불량 요소가 숨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반도체 공정에서 수년간 기판에 사용해 온 마커펜 marker pen의 오염이었다. 또 펜과 함께 수년간 사용해 온 각종 도구들도 오염되어 있었다.

 

관리 파라미터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확인한 결과, 원인은 바로 내가 제시한 것에 있음이 입증되어있으며, 그 이후 회사의 제품에는 그러한 불량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 회사의 직원들과 열 가지 정도의 문제를 더 해결했다.

 

문제가 급하고 중요하다고 해서 서둘러 실험만 하려고 하면 오히려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생각해야 해결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하나씩 분석하여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 나가야 한다. 그런 다음 필요한 실험을 체계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제품 불량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본 연구원들은 몰입적 사고를 업무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기술 분야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또 수율과 품질도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후에 책임자였던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몰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즐기게 된 후로는 전과 달리 이직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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