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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come
독서

선잠은 몰입하고 있다는 바른 신호

by []).push 2021. 5. 4.

 

 

 

선잠은 몰입하고 있다는 바른 신호

 

“선잠은
선잠은 몰입하고 있다는 바른 신호

 

 

온몸의 힘을 빼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여 천천히 생각하다 보면 졸음이 오고 선잠이 들곤 한다. 생각하다가 졸음이 오고 선잠이 든다면 천천히 생각하기를 올바르게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 된다.

생각하는 도중에 선잠이 드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선잠 상태에서는 의식의 깊은 곳까지 문제에 대한 생각이 들어가게 되어 문제와 관련된 깊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잠 상태는 최면 상태와 비슷하다.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사실을 최면 상태에서는 기억해 내는 것처럼, 선잠 상태에서는 장기 기억이 활성화된다. 선잠이 들었다가 깨면 그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불연속적으로 증가하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선잠 상태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몰입도는 올라가는 반면, 문제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비평하는 능력은 각성 상태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선잠 상태에서는 감정의 뇌나 장기 기억의 뇌가 활성화되어 각성 상태에서 집중하고 있던 생각이 선잠 상태에서도 이어지면서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선잠 상태에서 주어진 문제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문제에 대한 강한 애착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 가치관까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선잠은 몰입 상태뿐만 아니라 몰입에 들어갈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몰입을 시도하는 과정이나 몰입 상태에서 소파에 누워 생각을 하고 있다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방금 전에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잠을 잔 것이 아니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웃으면서 분명히 잠을 자고 있었다고 우긴다.

 

이런 일은 자주 벌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을 하고 있다가 같은 상황이 또 발생했다. 나는 분명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내가 잠을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코까지 골면서 잠을 잤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방금 전 상태의 기억을 차분하게 더듬어보니 내가 코 고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나는 분명히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잠이 든 상태였던 것이다.

 

이처럼 자신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잠을 잤다고 하는 것이 어떤 문제에 몰입하다가 경험하는 선잠의 특징이다. 어떤 문제를 오랜 시간 곰곰이 생각하다가 선잠이 들면, 선잠 상태에서도 그 문제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시 의식이 돌아온 후까지 연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연속 때문에 본인은 계속 생각했다고 믿는다. 선잠 상태의 사고를 무의식이라고 정의한다면 깨어 있을 때의 의식과 선잠 상태의 무의식이 동일한 사고의 내용으로 연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기 자신은 선잠 상태와 깨어있는 상태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앞서 언급했던 전설적인 천재 수학자 폴 에르되시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도 항상 몰입 상태에서 연구했음을 알 수 있는 증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그중 하나가 선잠이다. 에모리 대학의 수학 교수인 로널드 굴드의 말이다. "에르되시는 하루 3시간밖에 안 자지만 낮 동안에 잠깐씩 선잠을 잤어요. 하지만 그렇게 선잠을 자면서도 수학을 계속했어요.

 

어느 날 저녁, 나는 그에게 어떤 증명을 설명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조는 거예요 그래서 관심이 없나 보다 생각하고 설명을 중단했지요. 내가 중단하니까 그가 고개를 쳐들면서 계속하라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그날 저녁이 지나갔어요. 그가 졸다가 내 말이 중단되면 깨어나고, 졸다가 깨어나고, 뭐 그런 식으로 말이에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어요. 그렇게 졸았는데도 나의 증명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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